현재 위치
  1. 게시판
  2. 정보 자료실

정보 자료실

자료실입니다.

게시판 상세
제목 한겨레 신문 기고(3/28)-이성수-원유·건설에만 치우친 대중동정책 대수술해야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11-04-04 23:10:07
  • 추천 추천하기
  • 조회수 492

원유·건설에만 치우친 대중동정책 대수술해야
아랍국 정치·문화에 관심갖고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 노력을
은행·대학등 유치도 추진해야
한겨레
» 이성수
[싱크탱크 맞대면]
아랍의 현실과 중동정책 방향

이성수 부산외대 아랍어과 

중동은 단지 한국에 있어 경제적 중요성만을 인식하는 외교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중동에 대한 폭넓고 전문적인 외교정책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임을 한국 정부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민주화 열기가 아랍 각 국가들에서 지속적으로 피어오르고 있는 한편, 서구 국가들의 개입에 의해 내전상황으로 전쟁터가 된 리비아에서는 포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리비아는 2003년 미국의 침공 이후 혼란이 가중된 이라크처럼 ‘제2의 이라크’가 될 가능성도 있다.

아랍 지역에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시위는 2차대전 이후 ‘민주화의 제4의 물결’이라 할 수 있다. 그 거친 풍랑은 중동 정세의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거의 모든 아랍국가들에서 연속적인 민주화 시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랍세계 민주화’의 큰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흐름은 걸프 연안의 부유한 왕정국가들에도 영향을 강하게 미쳐 민주화 시위가 왕정국들에서도 더욱 빈번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대중동 정책을 어떻게 취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한국은 1970년대 이후 중동 국가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에서 한국은 경제적 실익과 원유 수입 및 중동 건설업 진출이라는 경제적 관점으로만 중동 정책을 취해 왔다. 그러다 보니 아랍 국가들의 국가체제 특성, 정치적 상황, 문화적 특수성 등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 결과 근래에 들어서는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에서 다양한 문제점이 노출되었다. 즉 2010년 리비아에서의 국정원 스파이 사건, 이슬람이라는 종교에 대한 편견과 곡해, 일부 기독교 단체들의 무분별한 아랍지역에 대한 선교활동으로 인한 중동에서의 한국인 혐오감 증가, 그로 인한 아랍 각 국가들에서의 한국인 대상 테러가 그것이다.

» 전세계 수쿠크 발행 규모 / 해외건설 중동지역 계약현황
첫째, 중동의 정세변화를 정확하게 분석하여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즉 정교일치의 군주제 국가들인 걸프협력위원회(GCC·Gulf Cooperation Council) 국가들의 정치적·종교적 성향과 향후 정책방향, 장기적 독재체제를 경험한 공화정 국가들에서의 부족들 간의 상관관계, 시아파와 수니파의 갈등, 하마스, 헤즈볼라 등 각 무장단체에 대한 정보 및 활동상황 등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분석하여 대처해야 한다.

둘째, 아랍 산유국들의 엄청난 오일머니를 비롯해 이슬람채권(수쿠크) 발행을 통한 아랍권 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노력해야 한다. 일부 기독교 단체들의 종교적 논리에 기반한 반대에 흔들리지 않는 태도로 아랍권 자금을 끌어올 수 있어야 한다. 중동 산유국들은 세계 각 지역에 엄청난 금액을 투자해 왔다. 그 투자금이 아직 한국에는 제대로 들어오지 못하는데, 여기에 대중동 외교 정책의 심각성이 있다. 금융, 부동산, 레저산업 투자 등을 통하여 오일달러를 끌어들일 수 있음에도, 건설시장에서의 이익만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더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슬람식 무이자 은행의 진출 유도, 아랍이슬람권의 대학 유치, 한국에 합작투자 확대, 이슬람에서 허용하는 레저산업 및 다양한 사업 진출 유도를 위한 각종 혜택 등을 추진해야 한다.

셋째, 석유에너지 확보를 위한 정책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얼마 전 한국은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와 원유 확보를 위한 의정서를 체결했다. 향후 타 중동 국가들과도 원유 확보를 위한 협약을 강화해야 한다. 향후 전세계 석유시장은 가격보다는 오히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공급 확대와 물량 확보’에 매달릴 것이다.

유가는 2013~15년을 전후해서 250달러에서 30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월가의 시각이다. 따라서 한국은 단기적인 수급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공급을 위해서 아랍 각국들과 문화적, 정치적 친분을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넷째, 지속적인 문화 교류를 하고 이슬람에 대한 적대감을 없애야 한다. 아랍 국가들은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그들의 일상 속에 매우 뿌리 깊이 자리하고 있다. 이슬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중동 정책의 반은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한국에서는 이상하게도 이슬람에 대한 편견이 서구보다 훨씬 심하게 나타난다. 이는 이슬람이라는 종교에 대한 몰이해와 무지에서 비롯된다. 이슬람은 아랍인들에게는 정체성의 원천이며 종교인 동시에 문화이며 생활 그 자체이다. 따라서 한국의 문화가 외국에서 유행된다고 그들이 한국화가 되지 않듯이, 이슬람 문화가 들어온다고 해서 한국이 이슬람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동은 단지 한국에 있어 경제적 중요성만을 인식하는 외교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중동 지역은 석유에너지, 한국 최대의 건설시장이라는 막강한 경제적 바탕 외에도 22개국 아랍연맹이라는 정치적 실체와 이슬람회의기구(OIC)라는 초거대 종교문화권의 실제적 기구를 가진 지역이다. 따라서 중동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정책과 안목으로 대중동 외교 정책을 펼쳐야 한다.

결국 경제외교든, 정치적 외교든, 문화외교든 어느 한 방향으로 치우칠 수 없는 것이 오늘날의 세계임을 고려한다면 중동에 대한 폭넓고 전문적인 외교정책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임을 한국 정부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첨부파일
비밀번호 수정 및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댓글 수정

비밀번호 :

0 / 200 byte

비밀번호 : 확인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