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민중봉기(인티파다 intifada)와 내전

아랍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민주화 시위가 마침내 리비아 내전으로 확산되었다. 리비아의 시위대는 민중봉기를 일으켜 까다피 정권을 위협하고 있다. 빈 알 리가 퇴진한 튀니지나 무바라크가 물러난 이집트와는 달리 리비아가 내전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리비아가 앞의 두 나라와는 경제적, 정치적으로 다른 상황이기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튀니지의 경우 높은 청년 실업률이 민주화의 시초가 되었는데, 과일 노점상을 하던 부아지지라는 청년이 경찰에게 부당하게 물건을 뺏기고 단속을 당하자 몸에 석유를 뿌리고 분신자살을 한 후 사망하면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여 빈 알리를 축출하는데 성공하였다. 이집트의 경우도 러시아로부터의 밀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주식인 빵 가격이 10배나 뛰면서 배고픔에 시달린 시민들이 30년 넘게 독재정치를 해왔던 무바라크를 몰아낸 것이다.

즉 튀니지와 이집트는 경제문제로 기존의 독재정권이 몰락했다면 리비아의 경우는 이와 상황이 많이 다르다. 물론 리비아도 장기 독재정권이라는 점은 앞의 두 나라와 같지만 경제적인 문제가 직접적이지는 않다는 점이다. 즉 리비아는 석유생산국으로 구매력 기준 1인당GDP가 2010년 13,800달러에 이르는 국가다. 따라서 리비아는 튀니지와 이집트처럼 쉽게 까다피가 물러나게 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특히 까디피는 과거 제3세계 동맹과 아프리카 연합을 이끌어 왔고, 반서구 반제국주의를 부르짖으며 실제로 북아프리카의 맹주국 역할을 자처해왔던 인물로 탄탄한 지지 세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와 유럽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UN의 압력이 까다피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지만, 국제사회가 20년에서 40 여년 동안의 아랍 군사독재정권들을 얼마나 수용해 왔던가를 보면 이러한 국제사회의 까다피에 대한 태도는 새삼 아이러니를 느끼게 만드는 상황이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후 미국과 관계를 회복하여 미국의 기업들에게 엄청난 석유이권을 챙겨 주기도 하였다. 그 결과 미국과 리비아는 정상적인 관계로 회복되었는데, 그 이후 까다피의 독재에 대해 미국은 일언반구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점은 까다피 정권에게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오늘날까지 그가 독재체제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해주었던 것이다.

현재 리비아는 까다피 지지세력과 반 까다피 세력으로 양분되어 매우 치열한 내전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반까다피 세력들은 그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친 까다피 세력들은 반 까다피 세력들에 대하여 국가를 분열시킨 내전의 장본인들로 보고 감정이 격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리비아가 벵가지를 중심으로 한 동부지역과,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한 서부 지역으로 동서로 분리될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그러나 리비아의 분리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치열한 내전으로 인해 리비아는 수많은 고통과 상처를 남기는 상황으로 장기적인 내전으로 내몰릴지 아니면 결국 까다피가 물러나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는 상황이 도래할지 기로에 서있다.(이성수 국제지역통상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