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5일 리비아에 5천만 달러를 구호금 형식으로 제공, 유럽으로 향하는 아프리카인들의 불법 이민을 차단하는 데 사용토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의 세실리아 말스트룀 내무 담당 위원과 슈테판 퓔레 확대ㆍ주변국 정책 담당 위원은 이날 트리폴리에서 리비아 측과 이 같은 방안에 합의했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EU는 리비아가 더욱 엄격한 국경 관리를 통해 불법 이민을 통제하고 이민자들을 보호하길 바라고 있다고 EU 집행위원회의 미셸 체르콘 대변인은 밝혔다.

이와 관련, 리비아의 무사 쿠사 외무장관은 이날 트리폴리에서 EU 집행위원 일행에게 아프리카인들의 불법 이민을 단속하는 데 필요한 자금으로 매년 50억 유로를 달라고 요청했다고 리비아의 관영 뉴스통신 자나(JANA)가 전했다.

앞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지난 8월 이탈리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장차 이민자 수백만 명이 몰려와 유럽이 검은 대륙이 될 수 있다"면서 이들 불법 이민자의 유럽 유입을 육상과 해상에서 차단하기 위한 자금을 대라고 EU에 요구한 바 있다.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유럽 대륙과 마주하고 있는 리비아는 밀항선을 타고 유럽으로 향하는 아프리카인들의 불법 이민 통로가 되고 있으나 인력 부족과 자금난 등을 이유로 단속 업무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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