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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차세대 전투기 도입, 왜 '짜고 친다'는 걸까?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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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2-06-15 11: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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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뉴스] 차세대 전투기 도입, 왜 '짜고 친다'는 걸까?

10조원 투입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F-X) 집중 점검노컷뉴스|권영철|입력2012.06.15 09:00|수정2012.06.15 10:21

  • 저작권자ⓒ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BS 권영철 선임기자]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 김현정의 뉴스쇼 > 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국방부가 오는 10월 차세대 전투기 도입(F-X) 기종을 결정한다. 오는 18일 항공기 제조회사들의 제안서 접수가 마감된다. 그런데 후보기종 F-35(록히드마틴), F-15E(보잉), 유로파이터 타이푼(EADS) 중 이미 '차세대 전투기로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35 기종이 결정됐다'는 말들이 파다하게 퍼져있다.

특히 방위사업청이 아직 미완인 F-35 기종에 대해 시험비행 대신 모의비행장치(시뮬레이터)로 시험비행 평가를 대체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국방전문가들은 국방부가 미국과 F-35 기종을 도입하기로 약속한 뒤 형식적인입찰 절차를 거치는 이른바 '짜고 치는 고스톱' 이라는 지적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오늘 'Why 뉴스'에서는 "전투기 도입, 왜 '짜고 치는 고스톱' 소릴 듣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얘기는 이미 미국과 차세대 전투기 도입기종을 결정했다는 얘기냐?

= 그런 얘기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3일 워싱턴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했는데 이 자리에서 차기 전투기 도입 약속을 했다는 얘기다.

이 얘긴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라 오래 전에 나온 얘기다. 그런데 '설' 또는 '의혹' 수준이던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얘기가 실제로 정부가 추진 중인 전투기 도입 관련 정책들이 지나치게 미국정부와 업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면서 사실로 굳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전투기를 타보지도 않고 구매한다거나 구매 관련 책임자가 중요한 시기에 교체된다거나 우리나라 일정이나 상황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일정이나 상황에 맞추고 있다. 이런 의혹이 가장 먼저 보도된 것은 미국 현지 언론을 통해서다.

지난 2월 4일(현지시간) 미국의 지역 일간지 '노스웨스트 플로리다 데일리뉴스'(nwfdailynews.com)는 록히드마틴사의 오브라이언 부사장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과 싱가포르, 일본, 한국은 F-35 개발에 자금을 대지 않았음에도 구매하기로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록히드마틴사가 해명자료를 내고 진화에 나섰지만 미국 현지 언론보도는 한국 정부가 미국의 록히드 마틴과 이미 사전 구매약속을 한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국방전문가인 새누리당 송영선 전 의원도 이와 비슷한 언급을 했다.

송 전 의원은 지난 2월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서 "이명박 대통령이 작년 10월 13일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 가진 자리에서 'F-35 라이트닝 2'를 도입했기 때문에 그게 서류로 서명은 안 했지만 국가 간의 약속이니까..."라고 말했다.

송 전 의원은 당시 인터뷰에서 "전투기를 제대로 검증하려면 2~3년이 걸리는데 이 걸 7~8개월 길게는 10개월 내에 모든 걸 다하겠다는 게 좀 시쳇말로 말해서 '짜고 치는 고스톱'아니냐 하는 느낌을 전문가들이나 이런 사람들에게 주니까..."라고 덧붙였다.

송 전 의원은 14일 통화에서도 국방부가 왜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았고 검증도 안 된 F-35기를 도입하려고 하는 거냐? 는 질문에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가서 사겠다고 했는데 국방부가 어떻게 '노(No)' 하느냐?"라고 말했다. 국방전문가인 디펜스21플러스 김종대 편집장도 "누가 본 것은 아니지만 짜고 친다는 그런 의심이 들게 한다"고 말했다.

▶ 왜 짜고 친다는 것이냐?

=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2012년 10월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다. 대통령 선거가 임박해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10월 결정을 고집하는 이유도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흩어진 퍼즐들을 맞춰가다 보면 '짜고 치기'가 아니냐는 의심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김종대 편집장은 그 이유에 대해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핵심 열쇠라고 진단했다. 김 편집장은 차세대 전투기 도입과 관련돼서 지금 드러난 확실한 팩트는 "전투기 도입 기종을 오는 10월에 결정한다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김 편집장은 "10월에 도입 기종을 결정하더라도 전투기가 들어오기까지는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하고 곧바로 성능 검증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10월에 반드시 결정하려는 건 미국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미국 대선은 2012년 11월 6일 화요일에 치러질 예정이다. 김 편집장은 "미국 대통령 선거 직전 미국산 전투기를 도입하기로 확정하면 오바마의 재선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전투기 도입이 어떻게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냐?

= 미국이나 유럽 할 것 없이 전 세계가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특히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일자리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10조 원대에 이르는 전투기 구매 결정은 미국 경기에 중요한 요소가될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은 제조업 비중이 GDP의 10%대로 추락해 일자리가 줄고 있는 실정인데 일부 IT장비와 방위산업체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현실에서 10조원대의 무기구매는, 그것도 대선 직전에 결정한다면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불문가지 일 것이다.

김종대 편집장은 "전투기 구매 결정은 이명박 대통령이 아랍 에미리트 원전 수주 때 보여줬던 세리머니와 비슷한 상황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선 전 의원도 "오바마는 방산업체들이 원하는 걸 받아내야 자신의 표가 올라가고 MB는 MB대로 한미관계를 위해 예스를 해줘야 하고... MB가 약속한 걸 국방장관이 안한다고 할 수도 없고 번복할 수도 없고 .."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역설적으로 미국 대선에서는 오바마 재선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한국 대선에서는 새누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종대 편집장은 "2002년 4월 F-15K 도입을 결정했는데 당시 고조된 반미감정으로 인해 노무현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던 것은 잘 알려져 있다"면서 "F-35를 결정해 미국에 퍼 준 것으로 알려질 경우 새누리당에 불리하게 작용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 전투기를 구입하면서 타보지도 않고 구매한다는 게 말이 되나?

= 일반적인 상식은 구매하는 쪽이 칼자루를 지고 있어야 하는데 차세대 전투기사업은 어떻게 된 것인지 일방적으로 미국의 페이스에 끌려가는 상황이다.

방위사업청은 시뮬레이터로 F-35를 평가하려는 이유는 "단좌(1인좌석) 항공기로 우리 조종사의 안전 확보문제 등을 고려하면 시험 비행이 어렵다"며 "시뮬레이터와 실제 기체의 차이점은 조종사가 체감할 수 있느냐의 차이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 13일 방위사업청이 공식브리핑을 했는데 방사청 대변인은 "현재 F-35의 탑승에 관한 것은 미 정부의 승인사항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고요"라면서 "개발 중에 유출될 수 있는 기술 사전 유출이나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것으로 우리는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사청 대변인은 "미국 측에서 이것을 공식적으로 우리에게 답변을 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미국 측의 입장을 국방부(방위사업청)가 얼마나 배려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런데 전문가들의 의견은 방위사업청과 완전히 다르다.

한 예비역 공군장성은 "시뮬레이터는 항공 역학적으로 전투기의 고기동 상태는 묘사가거의 불가능 하다."면서 "F-35는 현재 개발 중인데 무엇을 시뮬레이션으로 평가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송영선 전 의원도 "전투기의 노후화로 도입이 매우 시급하다. 그렇다면 성능 검증이 된걸 먼저 도입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F-35 기종이 다른 경쟁기종에 비해 성능이 앞서 있는 건 맞나?

= 그 부분도 논란이다. 일본이 F-35 도입을 결정했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F-35 구매를 결정했거나 고민하고있는 건 사실이지만 품질이나 성능 면에서는 혹평을 받고 있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가 지난달 중순 웹사이트 헤드라인에 '펜타곤을 집어삼킨 전투기'라는 기사를 실었는데 가격이 턱 없이 비싸고, 완성기체를 인도한다는 시점도 미정이고, 치명적으로 성능이 형편 없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이 비행기 2,457대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전체 도입가격이 2011년 기준 2,265억 달러에서 3,290억 달러로 75%나 상승했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인도 시기인데 F-35는 2012년 첫 전투배치 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 계획이 10년 정도 늦춰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이 기종을 도입하기로 한 일본은 2017년부터 전투기를 공급받기로 했고 아직 기종을 확정하지 않은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도입한다는데 생산이 안 된 전투기를 어떻게 도입하게 될지 의문이다.

성능에서 F-35가 비교우위에 있는 건 스텔스 기능이 있다는 것인데 국방전문가들은 한국지형에는 스텔스 기능이 별 필요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국방전문가는 "우리는 스텔스가 필요 없다. 한반도에 무슨 스텔스가 필요하냐? 스텔스는 뜨면 보이는 사막 같은 곳에서 필요하지 한반도에 왜 필요하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전투기의 제원만 두고 보면 최고 속도나 무장탑재량 작전반경 등에서 경쟁기종에비해 큰 차이가 나는 것이 사실이다.

▶ 노후된 전투기 교체가 시급하다면서 생산시기 조차 결정이 안 된 기종을 선택한다? 뭔가 이해가 안 되는데?

= 사실 근래 들어서 전투기 추락사고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전투기 조종사를 양성하는데 비용 120억 원 이상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전투기 교체가 시급하다는 데는 대체로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송영선 전 의원은 "전투기 교체가 매우 시급하다. 수명이 20년인데 기종의 60% 이상이 30~40년 된 기종들이다. 시급히 교체해야 한다"면서 "도입이 시급하다고 시뮬레이션만으로 구입하는 건 잘못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송 전 의원은 "전투기 도입이 지연된 가장 큰 잘못은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기획재정부에 있고, 두 번째 책임은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은 국회에 있으며, 밤을 새워서라도 기재부나 국회를 설득하지 못한 국방부에 세 번째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송 전 의원은 "교체의 시급성을 최우선으로 둔다면 왜 굳이 F-35를 가져오려고 하느냐?"라고 반문하면서 "미국에서도 제대로 써보지도 않았고 생산도 안 된 검증되지도 않은 기종을 가져올 것이 아니라 성능이 검증된 기종을 도입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항공기는 천 번 이상의 시험비행을 해야 성능을 제대로 검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 정부는 시험비행이 아니라 시뮬레이션만으로 평가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니까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특히 노대래 방위사업청장이 "일본과 이스라엘도 시뮬레이션(모의실험) 평가를 했다"고 설명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방사청 관계자는 14일 "일본이 F-35 구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일본의 전문평가단이 미국에 가서 시뮬레이터에 탑승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탑승 결과를 평가에 반영하지 않고 100% 자료에 의해 평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시뮬레이션 체험을 했지만 평가에는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역시 시뮬레이션 평가를 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F-35 단일 기종으로 타 기종과 경쟁 없이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구매를 추진하면서 시험평가 없이 미 정부 보증으로만 대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대래 방사청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일본이 최종 평가 시 시뮬레이션 탑승 결과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13일 오후 처음 알았다"며 "탑승했으니 그 결과를 당연히 평가에 반영했을 것으로 본 제 불찰이었다"고 해명했다.

차세대 전투기가 어떤 기종으로 결정될지 아직은 미지수지만 F-35로 최종 결정된다면 그동안 제기돼 왔던 의혹들이 사실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제대로 검증도 안 된 전투기를 도입하는 것이 국익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다.
bamboo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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