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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정일의 방중과 중국의 역할
작성자 박상윤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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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1-06-22 09: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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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일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김정일의 중국 방문은 2000년대 들어 일곱 번째이고, 작년 5월과 8월 방중에 이어 일 년 사이 벌써 세 번째이다. 당초 국내외 언론과 정보기관은 김정은의 방중을 예상하고 있었으나 정작 이번에도 무대의 전면에 나선 것은 김정일이었다. 지난 해 두 차례 방문에 이어 올해 또 다시 중국을 찾은 김정일의 행보가 함의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김정일을 초청한 중국의 셈법은 무엇일까?

  김정일이 최근에 연이어 세 번이나 중국을 찾은 것은 그만큼 북한의 대내외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북한의 경제사정은 어쩌면 외부세계에서 평가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악화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최근 몇 년 동안 북한은 남한은 물론이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로부터 외부원조를 받지 못함으로써 최소생존의 활로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경제회생을 위해 시도했던 ‘화폐개혁’ 역시 실패에 그침으로써 물자 및 식량부족은 악화일로에 있다. 북한으로서는 위기에 몰릴수록 자국 경제회생의 유일한 ‘활로’이자 ‘숨통’이라 할 수 있는 중국을 찾을 수밖에 없다.

 

  북한은 진정성 있는 선 비핵화 조치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천안함폭침 및 연평도 포격도발 등으로 인해 국제적 고립이 가속화되고 있다. 비록 중국이 최근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연례보고서 채택을 무산시키는 등 북한을 비호하고 있지만 이는 중국으로서도 부담스러운 행위이다. 무엇보다 북한 스스로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문제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국제사회로 나갈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가장 의지할만한 후원자는 역시 중국이다.

 

  북한은 후계체제 구축 및 대내적 정치안정과 관련해서도 중국의 지지가 절대적이다. 중국은 내정불간섭 원칙을 내세워 북한의 김정은 후계체제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지지의사를 표명하고 있지 않다. 다만 중국은 북한의 후계문제에 대해 북한의 결정을 ‘수용(接受)’한다는 것이 공식적 입장이다. 그러나 중국 내 일부 관료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3대 세습후계체제에 대한 비판 및 50대의 시진핑(習近平)과 20대의 김정은이 대등한 위치에 함께 자리하는 데 대한 불만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김정일로서는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 중국 지도부와 최대한 우호를 다짐으로써 대를 이어 북중관계가 발전하는 초석을 다지고자 할 것이다.

 

  요컨대 김정일의 방중 목적은 단지 어느 한 가지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북한이 처한 대내외 사정이 복잡한 만큼 방중 배경과 목적 역시 복합적일 수밖에 없다. 김정일을 초청한 중국의 속내 역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말한 것처럼 단지 “중국의 발전을 보여주고 이를 북한의 발전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해석해서도 안 될 것이다. 공전하고 있는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비핵화 3단계 회담’을 주장하는 데서 볼 수 있듯이 중국은 ‘남북대화와 6자회담’ 그리고 ‘천안함과 비핵화’에 대한 고차원 방정식을 일거에 풀기 위해 김정일을 초청했는지 모른다.

 

  ‘남북관계개선’, ‘비핵화진전’, ‘북한 경제개혁’ 등 굵직한 사안들을 풀어가는 데 있어서 중국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정일 위원장이 전례 없이 중국을 자주 찾는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의 역할이 부각될 수 있는 공간도 확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명박 대통령께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은 북한의 대중국 종속을 우려하기 보다는 북한지도부의 방중을 통해 북한이 개혁개방을 추동하는 긍정적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좋든 싫든 남한과 북한은 상호 각자의 필요에 따라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한반도문제에 대한 역할이 자국의 전략적 이익과 영향력 확대에만 집착하는 ‘양다리 걸치기’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한의 무력도발이 있을 때마다 이를 애써 외면하거나 침묵하는 방식으로는 진정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책임대국으로서의 역할에 부합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김정일 방중 때마다 이뤄지는 중국의 대북 원조가 단지 북한에 대한 단기적 ‘수혈’작용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조혈’ 촉진자로서 작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출처 : 국민일보   저자 : 박병광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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