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체감하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아시아 경제 분석기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글로벌 공급망을 위협하며 세계 경제가 바들바들 떨고 있다'고 표현했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한국, 이란, 이탈리아 등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전 세계 공급망에 위협을 가하며 세계 경제가 충격에 휩싸였다는 설명이다.

코로나 계열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중국을 강타했던 2003년 세계 경제는 큰 피해가 없었다. 하지만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의 글로벌 경제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중국의 코로나 위기에 완전히 노출됐다.

중국의 소비와 생산 엔진은 아시아를 넘어 북미, 유럽까지 뻗쳐 있다. 전 세계 제조업체들은 중국의 공급망이라는 '촉수(tentacle)'에 묶여 있다고 WSJ는 비유했다.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전 세계 각종 산업에서 중간재와 완성재로 소비되기 때문이다.

중국 노동자들이 코로나 감염 공포에 칩거생활에 들어가면서 세계의 공장 중국이 거의 올스톱됐고 미국에도 그 여파가 전해졌다.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 노조는 중국산 부품 부족으로 미시간과 텍사스 공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GM 회사측은 그러한 위험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공급우려가 나온다.

춘제(음력 설) 이후 코로나 위기가 심화하면서 중국 공장이 거의 한 달 동안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한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피해규모는 최대 1조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이코노미스트들의 경고가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경우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0.5%포인트 넘게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현재 중국이 전 세계에서 늘어난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33%에 달한다. 2000년의 3%에 비교해 10배 늘었다.

특히 아시아는 중국 의존도가 높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중국이 글로벌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2%에서 2018년 33%로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이 아시아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에서 41%로 급등했다.

일례로 베트남은 중국산 공급 의존도가 매우 높은데 1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7.4% 급감했다. 베트남은 철강부터 가구에 이르기까지 중국산 중간재를 수입해 완성품을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 수출한다. 그런데 현재 베트남 제조업체 50%가 중간재 부품을 조달하기 어렵다고 답했다고 WSJ는 전했다.

코로나가 세계 경제에 끼치는 여파는 전방위적이다. 아이폰을 만드는 애플은 중국 공장 폐쇄로 1분기 매출 전망을 하향했다. 미국이 중국인 입국을 막으면서 미국의 호텔과 소매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WSJ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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