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알카에다 "한물갔다" 공개 비판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가 영문 홍보잡지를 통해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의 테러를 앞다퉈 선동하고 있다.

IS는 지난달 말 낸 영문 홍보잡지 '다비크' 6호에서 호주 시드니의 카페에서 일어난 인질사건의 범인 만 하론 모니스를 칭송했다.

이들은 이 잡지 서문에 "IS의 전사가 되기로 결심한 모니스의 공격은 십자군 동맹(서방)에 대항하는 전쟁"이라며 "그는 칼리파의 영토(이라크·시리아)에 오는 대신 그들(서방)이 안전하다고 여기는 길거리에서 홀로 공격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IS는 "모니스는 총 한 자루로 카페에서 인질을 잡기만 했는데도 호주 전체에 엄청난 공포를 불러일으켰다"며 "그의 행동은 분명히 신의 은총을 받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IS는 모니스를 비롯해 지난해 10월 캐나다에서 군인을 치고 달아난 마르탱 쿠튀르 루로, 오타와 의회 총격사건의 마이클 제하프-비보, 뉴욕 손도끼 사건의 제일 톰슨 등을 거론하며 "이들을 따르려는 (서방에 사는) 무슬림은 현지 거리에서 측면 공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잡지보다 1주일 먼저 배포된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의 영문 홍보잡지 '인스파이어' 13호는 외로운 늑대 테러의 '지침서'라고 과언이 아닐 만큼 자세히 테러 방법을 기술했다.

AQAP는 단순히 추상적인 선동에 그치지 않고 달걀, 식초, 500㎖ 페트병, 매니큐어, 주사기, 스카치테이프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폭탄을 제조하는 법을 사진과 함께 매우 자세히 설명해놨다.

또 이 폭탄을 갖고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 방법도 상세히 소개했는데 금속 재료가 없어 금속탐지기는 무용지물이고, 이미지 스캐너 방식으론 탐지될 수도 있지만, 너무 비싸 대부분 공항엔 이 기계가 없다는 게 AQAP의 주장이다.

AQAP는 미국, 영국, 프랑스의 대표적인 8개 항공사를 표적으로 꼽으며 '비행기 날개 옆 중간 좌석에 앉아라', '결행 1∼2일 뒤 목적과 신분을 알리는 이메일이 발송되게 하라'는 등의 구체적인 테러 수행 방법도 지시했다.

또 미국 주식시장과 경제계에 영향력이 큰 유력 경제인과 부자를 공격 대상으로 삼으라면서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를 예로 들었다.

IS는 자신의 홍보잡지에서 알카에다를 비난하기도 했다.

이들은 '와지리스탄(파키스탄 북부)의 알카에다-내부의 증언'이라는 표지기사에서 알카에다 조직원 출신을 인용, "알카에다는 이제 한물갔다"고 비판했다.

IS는 "알카에다는 샤리아(이슬람 율법)보다 토착 부족의 법을 우선하고 의무적인 지하드(무장투쟁·성전)보다는 평화로운 저항을 택한다"며 "알카에다 지도부는 건설적 비판을 못 참아 다른 무슬림을 악의적으로 비판함으로써 고립을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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