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리비아 간의 외교관계가 위기로 치달으면서 국내 산업계는 리비아 현지 수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한 · 리비아
교역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12억달러 정도.지난해만 연간 교역 규모가 전년 대비 50%나 성장했을 정도로 급성장해왔다.
우리나라는 리비아에 주로 자동차
건설장비 철 구조물 기계 등을 수출하고 있다. 이 중 자동차는 전체 수출품의 4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 · 기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리비아의 국교 단절 위기가 수출에 미칠 영향을 저울질하며 사태의 추이를 파악하고 있다. 현대 · 기아차는 리비아에 연간 1만여대의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다. 올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차는 리비아에서 각각 3200여대와 2000여대를 팔았다. 현대 · 기아차 관계자는 "리비아에 판매나 생산 법인은 없으며 현지 딜러를 통해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다"며 "국교 단절 위기로 리비아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 3국을 통한 우회 수출이
가능하더라도 한국차에 대한 현지 고객들의 이미지가 나빠져 판매량이 ?(ㅌ)老?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리비아 엘리펀트 유전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 업체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2004년 5월부터 원유 생산을 시작한 엘리펀트 유전에는 석유공사(지분율 16.67%)를 중심으로 SK에너지(8.83%) 대성(1.67%) 서울도시가스(1.67%) 등 한국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광구를 운영하고 있는 사업자는 66.67%의 지분을 보유한 이탈리아 자원
개발 업체인 ENI다. 국내 관련업계 관계자는 "일부 남미와 중앙아시아 국가에선 외국과의 국교단절 이후 오랜 기간의 소송을 통해 해당국이 외국기업이 소유한 광구 지분을 몰수한 사례가 있다"며 "우리 기업들은 리비아에서 광구 운영사가 아니어서 지분 몰수 가능성은 낮지만 향후 진행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도 2007년 리비아 GECOL사로부터 수주한 2470억원 규모의 '리비아 트리폴리 웨스트(Tripoli West) 발전설비 공급
계약의 변화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요 계약조건은 보일러 기자재 제작 및 설치이며
계약기간은 2011년 12월12일까지다.
국내 산업계는 리비아 수출 길이 막히지 않기 위해 지속적으로 정부 간 외교라인을 가동하길 바라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외교문제는 시간을 갖고 협의하더라도 당장 현지 사업을 해야 할 기업들이 비자를 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창민/이정호
기자cmjang@hankyung.com